회사 일이 밀려 야근이 길어집니다.
바쁘고 정신없는 하루가 끝나면 몸도 마음도 녹초가 되고,
늦은 밤, 집으로 가는 길.
그냥 곧장 들어가기엔 아쉬워 편의점에 들러 맥주 한 캔을 집어 들었습니다.
그때, 아내에게 문자가 왔다.
“어디야? 언제 와?”
지친 목소리로 답했다.
"집 앞이야. 편의점에서 맥주 하나 사려고."
그러자 아내가 뜻밖의 말을 했다.
“그럼 내 것도 사와. 같이 한잔하자.”
맥주를 몇 캔 더 들고 집에 들어갔습니다
평소 회사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데, 그날은 왠지 모르게 입이 풀립니다
직장 상사의 갑갑한 태도, 답답한 업무 흐름,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…
맥주 한 모금에 한숨을 섞어가며 저도 모르게 조잘조잘 쏟아냅니다.
아내는 진지하게 듣다가도 가끔씩 적절한 타이밍에 리액션을 해주더니
"그 인간 진짜 답 없다."
"아, 그건 너무하네. 당연히 네가 맞지."
단순한 맞장구였을지도 모르지만,
그 순간만큼은 세상 누구보다 든든한 내 편이 곁에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
맥주 캔이 하나둘 비워지고,
마음속 응어리도 함께 사라지는 기분이 듭니다.
살다 보면 일은 계속 밀려오고, 야근은 끝없이 반복될지도 모릅니다
하지만 오늘처럼 집에 돌아왔을 때,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.
"오늘 정말 고마워."
내가 건넨 한마디에, 아내는 가볍게 웃으며 말합니다.
"다음엔 안주도 사 와."
이런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참 다행이다. 😊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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